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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25 | 293
유걸 건축가는 여름철 창문을 활짝 열어 집 앞에서 노는 아이들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 소리가 우리 삶에 얼마나 활력소가 되는데요. 일상에 꼭 필요한 풍요로운 소리죠."
서울 도심 골목에서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를 듣기 힘들다. 어렸을 적, 나는 학교가 끝나고 그리고 아이들이 모이는 시간이면 어머니가 밥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이런저런 놀이, 다방구, 술레잡기, 망치기, 잣치기, 구슬치기, 딲지치기 등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 성인이 된 지금 거리엔 아이들이 없다.
간혹 놀이터나 학교 운동장을 지나칠 때서야,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너희들이 우리 미래의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유년기,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뛰놀며 보내는 시간을 그냥 무의미한 행위가 아니다. 단순히 아이들은 뛰놀아야 한다가 아니다. 그 속에는 친구와 형누나들과의 관계가 있고 그 속에 놀이라는 문화가 공유되고 협동 등 유무형의 소중한 가치를 배우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체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유년기 초등학교 때 가지게 되는 신체적 건강은 평생을 유지한다고 본다.
또한 어른들이 어른들의 세계가 있듯이, 아이들은 아이들 세계에서 행복하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볼 때 주된 관심은 양육과 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볼 뿐 진정 그들이 지금 누려야 할 행복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아이들 역시 성인들의 세계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세계에서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뛰어놀 공간을 주차장으로 아파트로 메꾸어놓고는 놀이터 딸랑 만들어놓고 학원으로 입시경쟁으로 내몰아 놓았다.
그래서 친구는 사라지고 그래서 놀이문화도 사라지고 놀이는 골방에 PC방에 갇혀 자기 속으로 빠져들게 하였다.
그래서 아이들은 희망을 잃었고 웃음을 잃었고 우리는 거리에서 공터에서 그들의 웃음을 들을 수 없다. 따라서 사회는 웃음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희귀종이 되어버린 아이들을 운동장에서 보면 저들이 우리의 미래고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렇게 또래들과 뛰노는 아이들이 이 아스팔트 도심을 예전처럼 흙과 땅이 있는 곳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적어도 그들에게선 뛰어놀며 내는 땀내음을 느끼는 한명의 사람다움은 간직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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