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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7 | 141
이것은 잇기가 97년도에 처음 써본 글입니다.
학교도서관 창문 밖을 내다보다 비둘기를 보고 생각이 나서 쓰게 되었죠. 이 이야기는 내용, 구조에서 연애소설이나 수필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단지 인간이 다른 이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사랑을 비둘기를 통해 이어준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동물을 애완동물으로써 사랑할 지 모르지만, 동물은 인간이 생각지 못하는 영역에서 인간을 바라보고 있으니까요.
그들은 인간을 그들만의 다른 동물이라 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아직 그들의 의식영역을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상의 하나의 생명체라는 사실은 분명할 것입니다. 서로가 교감하고 느낄 수 있으며 서로에 대한 애정과 사랑, 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바램이 머무는 자리는 인간과 생명체 모두가 함께 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어둠이 내리 깔린 도시의 한 허름한 아파트, 길모퉁이를 돌아 무언가 고민에 싸인 사나이가 걸어오고 있다 일상의 단조로움과 직장에서의 긴장감 속에 정신없이 보낸 시간들이 이제 집으로 향하는 속에서 풀어지면서 미궁에라도 빠져드는 듯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였다
집 앞에 이르러 자신의 불꺼진 방을 응시합니다. 그에게 무거운 외로움이 엄습하는 듯 잠시 멈칫하며 어두운 계단을 오릅니다. 딩동! 딩동! 되돌림 없는 초인종 소리만이 무거운 적막을 깰 뿐이였다.
언제나 처럼...
호주어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어 제칩니다. 차가운 금속성의 열쇠. 자신의 내면을 말하듯 방안은 정돈되어 있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 때 창가에서 푸드득하며 무언가 내려앉는 소리가 들려 창문을 열자 한 마리 비둘기가 방안으로 들어와 책상 한 쪽에 자릴 잡고 앉습니다.
안녕! 그래 나에겐 그래도 네가 있지. 잘 지냈니? 오늘은 어딜 다녀왔니? 비툴기는 사나이의 물음에 답변이라도 하듯 구구구구" 소리를 내었다. 접시에 비둘기 모이를 담아 내밀며 "너도 하루종일 바쁜 하루였겠지. 사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냉장고에서 맥주 캔을 꺼내 들고 소파에 허물어지듯 몽을 던져 잠시 눈을 감으며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려 봅니다.
언제나 처럼 정신없이 직장을 향해 내달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허겁지겁 전철에서 내려 과장한테 야단맞을 일이 스치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보세요 낭랑한 목소리, 가슴을 멈칫하게 하는 긴장감.
여보세요, 서류가 떨어졌어요 출근 시간의 번잡함 속에서 부끄러움과 설램이 마음을 누비는 사나이는 멋쩍은 듯 헝클어진 어리를 매만지며 어줍잖은 강사합니다만을 연발...
출근 시간이라는 것을 생각한 듯. 그럼 늦어서..
사무실에 들어서자 과장의 언성이 쩌렁쩌렁 울립니다.
"자네 지금 몇 시야? 이 옷차림은 뭐야? 어제 올리라는 서류는 준비됐어?"
정신도 차릴 틈도 없이 쏟아 붓는 과장의 잔소리에 그녀가 주어 준 서류를 내밉니다.
"똑바로 해, 똑바로 하루 이틀도 아니고, 가서 일이나 해"
자리로 돌아와 안도의 한숨을 내뱉습니다.
그러나 일에 집중할 수가 없음을.
그 일 이후 사나이는 자신의 눈동자가 뭔가를 찾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 그녀
그 날 아침의 짧은 그녀의 한 마디는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려는 하나의 알림처럼 그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낸 어느 날, 그날도 출근 시간에 임박하여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며 불안해 하는 사나이.
9. 7, 5, 3
땡!
문이 열리고
사람들 틈을 비집고
시선이 멈추는 곳, 그녀가 있다.
아무렇지 않은 듯하려는 그의 표정에 긴장감이 역력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녀가 그 사나이를 보았는 지 모른채 건물 밖을 향해 걸어 나갑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올라가실 건가요? 엘리베이터 닫아요..
무엇을 훔치려다 들킨 아이처럼 놀라며 "예, 예 갑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과장의 그 싫은 잔소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소리는 그에겐 멀리 있었습니다.마음은 이미 그녀에게 가 있었읍니다.
아!
너부러진 자세를 일으키며 시선을 비둘기에게 돌립니다. 비둘기도 이상한 듯 사나이가 들어온 이후로 계속 쳐다보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너도 나의 모습이 이상하니?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 것같아, 참으로 이상한 일이야. 나에게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니
다음 날 아침 . 그의 모습은 변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새로움이 찾아들 듯한 신선함이 느껴졌습니다.
전철에서 내려 지하도를 나오는 곳 앞에서 그녀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눈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의 발걸음은 어느 새 그녀 옆에 서서 "안녕하세요?" 그 날의 기억이 생각난 듯 그녀의 미소가 입가에 머물며 "예, 안녕하세요."
그 날 정알 고마웠습니다 제출해야 할 서류였는 데, 그런 의미에서 저녁에 시간이 되시면 식사를 같이 했으면 하는 데 괜찮겠습니까?
하늘 위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으며 그들을 응시하다 사라져 갑니다.
모든 것이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잡혀가는 듯 변해갔고.
늦게 일어나 허겁지겁 하던 모습도, 축처져 아파트 앞에 멈춰서서 자신의 방을 쳐다보던 모습도, 어지러이 널려있던 옷가지도 제자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은 과장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과장도 그가 나타나면 언성을 높여야 할 거리가 없어 심심해진 듯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아침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고 따분했던 그 시간들이 이제 새로운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에 그 자신도 놀라게 되었습니다.
변화는 작게 시작할 지 모르지만 그 변화가 주는 행복감은 더없이 큰 것임을...
창가에 비둘기가 내려앉아 그를 응시합니다.
비둘기도 지금처렁 행복하게 느껴지는 때가 없는 것같은 만족감이 보였습니다. 시무룩했던 그의 모습이 그 일 이후로 밝고 희망차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나이는 집으로 돌아와 그녀와 보낸 일들을 얘기해준 것도 비둘기에겐 더없이 즐거운 것이였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저녁 하늘을 날며 사나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비둘기는 골목을 지나오는 낯익은 사람을 목격합니다. 왠지 어깬 축저져 힘이 없고 그 예전처럼 다시 아파트 앞에 멈춰 서서 자신의 불꺼진 방을 응시하는 사나이.
행복은 그렇게 왔다. 그렇게 가는 것인가?
사나이는 그 이후로 귀가가 늦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언제나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 있었습니다. 비둘기에게 이야기하는 날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런 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비둘기 역시 불안해하였습니다. 무슨 고민이 있으면 자신에게 얘기하던 그였는 데.
비둘기도 회사로 날아가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창문을 통해 비쳐진 모습에는 상사에 혼나는 모습도 그리고 나서 자신의 책상에 돌아와 침울하게 앉아 창밖을 한없이 응시하는 사나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녀를 만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비툴기는 다시 건물 주위를 한바퀴 날다 어디론 가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그 날 사나이는 그 전처럼 아파트 앞에 잠시 멈추어 섰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비둘기의 날개짓 소리에 무엇가를 깨달은 듯,
아! 내 정신 종 봐. 그 동안 모이 주는 것을 잊었군, 미안하다.
사나이는 모이를 담아 내밀며 예전처럼 비둘기에게 말을 했습니다. 그의 표정은 더 할 수없이 슬퍼보였습니다. 머뭇머뭇 거리며 한마디를 뱉어 내었습니다.
그녀가 떠나아 한데, 아주 먼 곳으로.. 어쩌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지 몰른다고 하더군 난 어떻게 해아 할 지 모르겠어.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 버렸어. 이젠 그녀가 없으면 난 살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아.
비둘기는 사나이의 마음을 알아들은 듯 "구구구구" 소리를 내었습니다
비둘기는 계속 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랬다 사랑하는 이가 떠난다고 합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이가. 그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와아 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상에 앉아 있는 때가 많았고 아침이면 구겨진 종이가 이곳 저긋에 던져져 있었던 것입니다.
다음 날도 다음 날도 사나이의 생활은 변하지 않았고 책상에서 앉아 있는 날은 많아 졌습니다
그리고 비둘기도 어딜 갔다 오는 지 항상 지쳐 보였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저녁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여보세요?"
"저예요. 당신 아파트 근처에 와 있어요. 잠시 나오실래요."
두 사람은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 위로 비둘기가 날며 그들을 걱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그것을 의식하는 지 않는 지, 아무 얘기없이 어느 벤치에 앉았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며
힘들어 보이네요. 제가 보고 싶었나요?
사나이는 아무 말을 하지 못한 채 그리움과 안타까웅으로 범벅이 된 얼굴에는 무슨 말을 어떻게 전해아 할 지 몰라하는 것같았습니다.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당신을 않이 보고 싶어했어요.
그녀의 눈가에 작은 물방울이 맺히는 듯. 눈물을 참으며 하늘을 응시하였습니다. 비둘기 한 마리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나이는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기분에 사무쳤습니다.
울지 말아요. 서로가 가아 할 길이 있겠죠. 당신에게 하지 못했던 이아기가 있어요
그 때 비둘기 두 마리가 그들 앞에 내려앉으며 그들은 바라보았습니다.
아! 나의 친구예요. 그런데 한 마리는 처음 보는데 사나이는 비둘기를 그녀에게 소개하였습니다. 아까 하늘을 응시하며 보았던 그 비둘기였습니다. 비둘기는 그녀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무릎에 앉아 "구구구구"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런 뒤 내려와 다시 하늘로 날아갔습니다.
두 사람은 비둘기가 날아가는 곳을 잠시 바라보았습니다.
"당신과 떨어져 있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어요. 무어라 설명할 수 없지만 ‥‥‥"
사나이는 가슴이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설명할 수 없는 자신이 어리석게만 느껴졌습니다.
잠시 시원한 바람이 사나이의 마음을 달래려는 듯 지나갔습니다. 할 말을 찾아 하늘을 응시하다 시선이 멈추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꾸겨진 편지
"말하지 않아도 돼요.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어요."
사나이는 이제 알 것만 같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전하려다 꾸겨 버린 편지가 없어지던 일 그리고 어딜 갔다왔는 지 지쳐 보이던 비둘기의 모습이.
그런 모든 일들에 행복함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밀려옴을 그리고 용기가 솟아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참아 왔던 누군가를 위해 준비해 왔던 말
당신을 사랑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보금자리를 함께 만들 당신이 필요합니다. 저의 마음을 안다면
그 순간 어디에서 나타났는 지 모를 수많은 비둘기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올라습니다. 그들의 사랑을 축하하는 듯.
그들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간절한 바램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감동시킨다는 사실을.
그 날 공원 가로등은 그들의 되찾은 사랑을 더욱 환히 밝혀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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